데이트크리트(Datecrete)는 아랍에미리트의 데이트크리트 스튜디오 & 랩(Datecrete Studio & Lab FZC)이 대추야자 씨앗을 활용해 개발한 시멘트와 수지, 석유화학계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축 소재입니다. 지역 식품산업에서 대량으로 발생하지만 활용 가치가 낮은 부산물로 여겨졌던 대추야자 씨앗을 건축 마감재와 가구, 공간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로 전환했습니다. 지역에서 버려지는 자원의 물성과 가공 가능성을 새롭게 탐색해 건축과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재료로 디자인한 프로젝트입니다.
대추야자 씨앗을 자체 공정을 통해 세척하고 건조한 뒤 크기와 특성에 따라 분류·가공하고, 포틀랜드 시멘트가 널리 사용되기 이전의 지역 건축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천연 결합제와 혼합해 소재를 만듭니다. 이 결합제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 중입니다. 완성된 복합소재는 몰드에 부어 성형할 수 있으며 타일과 내외장재, 가구, 조명 요소, 생활 소품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연마와 광택, 코팅 등의 마감도 적용합니다. 재료의 제조 단계부터 성형과 표면 마감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해 다양한 형태와 기능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대추야자 씨앗을 단순히 표면의 장식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하나의 건축 소재 시스템을 구축한 데 있습니다. 몰드와 안료, 씨앗 입자의 크기와 배치, 표면 마감 등을 조절해 하나의 원료를 서로 다른 형태와 용도의 제품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같은 재료에서도 입자의 크기와 배열, 색상과 마감에 따라 서로 다른 질감과 표현을 구현할 수 있어 소재 자체가 제품의 형태와 표면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가 됩니다. 특정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건축과 공간 디자인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재 플랫폼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바닥과 벽, 가구, 공공 실내 공간 등 오랫동안 사용하는 건축 요소의 재료로 전환합니다. 기존 건축 마감재에 사용되는 시멘트와 수지, 석유화학계 소재의 대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버려지던 지역 자원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합니다.
소재의 출처와 특성을 완성된 제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대추야자 씨앗의 형태와 질감을 감추지 않고 표면에 드러냄으로써 사용자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지역 농업과 자원순환의 관계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폐기물의 흔적을 제거하기보다 재료 고유의 색과 질감을 시각적·촉각적 특성으로 활용했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기술적 성능에만 두지 않고 소재의 경험으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지역의 농업 부산물과 전통적인 건축 기술을 현대적인 소재 개발에 함께 활용함으로써 지역의 환경과 문화, 산업에 기반한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외부에서 새로운 소재를 들여오는 대신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원과 축적된 건축 지식을 활용해 그 지역에 맞는 소재를 개발하는 접근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맞춤형 제작을 넘어 타일과 내외장재, 모듈형 시스템 등 반복 생산할 수 있는 건축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나의 복합소재를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방식과 규모를 조정해 보다 폭넓은 건축 및 공간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료 개발에서 개별 제품, 건축 마감과 공간 적용으로 이어지는 확장 가능한 소재 시스템을 지향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대추야자 씨앗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 가치가 낮은 식물성 농업 부산물을 지역의 건축 자원으로 다시 검토하고, 각 지역의 재료와 기술에 맞는 새로운 소재 시스템으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농업 부산물과 건축 기술, 산업과 디자인을 연결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건축 소재를 외부에서 공급받는 보편적인 제품이 아니라 각 지역의 자원과 환경에 맞춰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