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르(MAOR)는 폐굴껍질을 활용해 해양 산성화에 대응하면서 굴의 성장을 돕도록 설계한 새로운 굴 양식 프레임워크입니다. 속이 빈 양식틀 내부에 굴 껍데기 가루를 채우고, 바닷물이 구조물의 틈을 통과하면서 이를 서서히 용해해 바다로 방출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기존 굴 양식 시설에 해양 환경을 개선하는 기능을 결합한 것이 특징입니다.
바다는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0%를 흡수하며, 이 과정에서 해수의 산성화가 진행됩니다. 바닷물에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탄산을 형성하고 수소 이온의 농도를 높여, 굴을 비롯한 해양 생물이 껍데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탄산칼슘 구조에 영향을 미칩니다. 산성화가 심해지면 탄산칼슘이 형성되는 속도보다 용해되는 속도가 빨라져 해양 생물의 껍데기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MAOR는 이러한 문제를 굴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바닷물이 양식틀 측면의 틈으로 들어오면 내부에 채운 굴 껍데기 가루가 해수와 접촉합니다. 굴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₃)은 산성 환경에서 용해되면서 과도한 수소 이온을 중화하고 칼슘 이온의 농도를 높여, 굴을 비롯한 해양 생물의 껍데기 형성을 돕습니다.
디자인의 핵심은 양식 과정에서 버려지던 굴 껍데기를 별도의 처리 대상이 아니라 다시 양식 환경에 활용하는 자원으로 전환한 데 있습니다. 굴을 생산하는 시설이 동시에 굴 껍데기 가루를 저장하고 해수에 공급하는 구조로 작동하도록 해, 양식과 폐기물 활용, 해양 환경 관리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 연결했습니다.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생산 과정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순환적인 디자인 접근도 보여줍니다.
양식틀은 5052 해양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했습니다. 바닷물에 대한 내식성과 구조적 강도가 높고 운반과 설치가 용이하며, 기존 대나무 양식틀보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속이 빈 기둥과 측면의 틈은 구조물을 지지하는 동시에 굴 껍데기 가루를 저장하고 해수와 접촉시키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해양 환경 개선뿐 아니라 양식업의 생산성과도 연결됩니다. 해수의 산성화를 완화하고 굴의 껍데기 형성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생육 환경을 조성하고, 굴의 상품성과 양식업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굴 껍데기 폐기물을 다시 양식 과정에 활용해 환경적 문제와 어촌의 생산 활동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MAOR는 고정식 수하 양식 방식에 맞춰 설계돼 대만 윈린현 타이시향과 같은 굴 생산 지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 뉴질랜드, 태국, 홍콩 등 굴 생산량이 많고 유사한 양식 방식을 사용하는 지역으로도 확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굴 껍데기를 다시 양식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폐기물 처리와 해양 산성화, 양식 생산성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다루는 지속 가능한 수산양식 디자인을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