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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사르 렘방 칼세르 문화적 회복력 디자인과 생태학적 스토리텔링으로 재난에 대한 공포를 전환하고 방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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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인도네시아
그룹
Sesar Lembang Kalcer(스사르 렘방 칼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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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방재디자인 #문화회복력 #생태스토리텔링 #렘방단층

프로젝트 소개

스사르 렘방 칼세르(Sesar Lembang Kalcer)는 인도네시아 반둥의 렘방 단층 지역에서 주민들의 재난 대비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지역사회 주도 프로젝트입니다. 파달라랑에서 망라양산까지 약 29km에 걸쳐 이어지는 렘방 단층은 규모 6.5~7.0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활단층입니다. 반둥 분지에는 91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어 지진 발생 시 많은 주민이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난 대비는 주민들의 일상과 분리된 채 기술적인 정보 전달이나 비상시 캠페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빠른 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지역의 생태적 지식과 자신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 점차 약해졌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재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재난 대비 문화를 만드는 데 주목했습니다. 재난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주민의 일상과 문화, 장소의 경험을 통해 다루는 사회적 디자인의 접근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과 창작자, 교육자, 연구자 등이 함께 참여해 재난 대비를 공동체의 문화적 실천으로 전환합니다. 지진과 같은 재난을 일회성 비상 상황으로만 인식하는 대신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와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평소의 생활 속에서 대비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전문가가 정보를 전달하는 일방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주민과 다양한 참여자가 함께 경험을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지혜인 ‘스몽(Smong)’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스몽은 자연의 변화를 관찰해 쓰나미의 징후를 알아차리고 대피하는 방법을 세대를 거쳐 이야기로 전해온 지역의 지식으로, 2004년 아체 쓰나미 당시 많은 생명을 구한 조기경보 체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전통적인 지식 전달 방식을 현대적인 문화 프로그램과 디자인으로 확장했습니다.

라이브 스토리텔링과 내레이션, 음악, 공간 디자인,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기술적인 재난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문화적 경험으로 전달합니다. 주민들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는 대신 이야기와 공간, 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재난 위험과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을 이해하고 기억하도록 한 것입니다. 정보를 단순화해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와 공간, 참여 행동을 하나의 경험으로 연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동엥 클라나(Dongeng Kelana)’와 ‘포혼 멘동엥(Pohon Mendongeng)’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살아 있는 나무를 생태적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활용합니다. 자연과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주민들이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기억하며, 자연과 자신의 생활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도록 합니다. 재난 대비를 공포나 경고 중심으로 전달하기보다 지역의 생태와 장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도록 한 접근입니다.

이와 함께 공간을 활용한 안전 캠페인과 공공 설치물, 재난 대비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2만 8,347명이 현장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같은 기간 디지털 캠페인은 550만 명에게 도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재난 대비를 기술적인 정보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시민이 참여하고 경험하는 공공문화 프로그램으로 확장했습니다.

지역 창작자들이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에 참여하는 구조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재난과 환경에 대한 지역의 지식에 창작자들의 스토리텔링과 공간 디자인을 결합해 지역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문화와 환경,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함께 연결합니다.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지식과 이야기를 새로운 콘텐츠와 공간 경험으로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디자인 방식이 드러납니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의 위험이 도시의 일상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이 프로젝트는 재난 대비를 비상시에만 필요한 활동이 아니라 평소의 생활 속에서 익히고 공유하는 문화로 바라봅니다.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인 반둥을 기반으로 디자인이 주민과 장소,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고 재난에 대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방식을 다른 재난 취약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지식과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를 공간과 문화적 경험으로 전환해 사람들의 기억에 남게 하며, 그 기억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전통 지혜와 현대적인 디자인, 주민 참여를 연결해 재난 대비를 공동체의 일상적인 문화로 만드는 사회적 디자인 모델​로서, 각 지역이 자신의 환경과 문화에 맞는 재난 대비 방식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