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루탈로안(Mälutalo-an)은 방치된 조림지를 주민들과 함께 가꾸고 되살리는 과정에서 탄생한 작은 통나무집입니다. 처음부터 하나의 독립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계획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방치된 숲을 함께 관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공동 산림 관리의 거점이자 스모크 사우나, 숲 유치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건축물을 먼저 계획하고 필요한 자재를 구하는 대신, 숲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원과 필요를 건축으로 연결한 프로젝트입니다.
50년 넘게 관리되지 않은 조림지는 삼나무가 지나치게 우거지면서 생태 환경이 악화됐습니다. 여기에 2019년 태풍 파사이(Faxai)로 많은 나무가 쓰러지고 오래된 숲길마저 막히면서 사람들이 숲에 접근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2024년부터 록칸 빌더스(Rokkan Builders)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쓰러진 나무를 치우고 숲길을 복원하는 한편, 간벌과 숲 환경 개선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목재를 건물의 주요 재료로 사용해 벌목부터 가공, 건축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숲 안에서 진행했습니다. 숲에서 나온 목재를 현장에서 다시 건축 자원으로 활용함으로써 산림 관리와 재료의 생산, 시공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했습니다.
오늘날 이곳은 주민들이 함께 숲을 관리하는 거점이자 스모크 사우나와 숲 유치원, 지역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됩니다. 하나의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숲을 찾고 함께 가꾸도록 하면서 지역 공동체와 숲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건축 공간의 기능을 산림 관리와 교육, 휴식, 공동체 활동으로 확장해 사람들이 숲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건축이 자연과 지역사회를 오랫동안 돌보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고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프로젝트는 숲을 단순히 건축 자재를 얻는 곳으로 보는 대신, 숲을 가꾸는 일 자체를 건축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산림 관리와 건축을 별개의 과정으로 나누지 않고 하나로 연결해, 숲을 복원하면서 얻은 목재로 건물을 짓고 그 건물이 다시 지속적인 산림 관리를 위한 거점이 되도록 했습니다. ‘숲을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재료로 공간을 만들며, 그 공간이 다시 숲을 관리하게 하는’ 순환 구조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디자인 방식입니다. 자연에서 자재를 가져와 건물을 완성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숲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필요한 재료를 얻고 이를 다시 숲을 위한 건축으로 연결합니다. 건축의 완성을 끝으로 보지 않고 생태계의 회복과 지역사회의 참여가 계속 이어지는 과정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숲길을 복원하면서 주민들도 다시 숲을 일상의 공간으로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는 공동 산림 관리와 환경 교육, 지역 모임과 행사가 이루어지며 숲 유치원과 스모크 사우나도 운영됩니다. 건물이 완성된 이후에도 주민과 자원봉사자, 학생, 연구자,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하며 숲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있습니다.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시 숲을 관리하는 활동에 참여하도록 연결함으로써 건축과 이용, 공동체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을과 주변 숲의 관계를 회복하고, 건축이 생태계를 돌보는 활동과 지역 공동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프로젝트가 다른 지역에 제안하는 것은 동일한 건물을 반복해서 짓는 방식이 아니라, 방치된 조림지를 가꾸는 과정과 건축을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조림지가 생태적으로 훼손됐거나 관리할 사람이 부족해 방치되고 있는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숲을 관리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목재로 필요한 공간을 만들며, 완성된 공간을 다시 산림 관리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특정한 건축 형태를 복제하는 대신 각 지역의 숲과 자원, 주민의 필요에 따라 과정 자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 가능성을 갖습니다. 지역의 환경과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어 숲과 지역사회,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의 관계를 다시 연결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