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가노 안타람 ‘러반(Rural+Urban) 커뮤니티’(Organo Antharam “The Rurban Community”)는 인도의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와 현대적인 도시 생활을 결합해 주거와 농업, 에너지, 생태, 공동체가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한 주거 프로젝트입니다. 소비 중심의 생활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생산에 참여하고, 여러 세대가 함께 교류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전통 마을의 공간 구조를 현대적인 주거 환경에 적용하고, 생활에 필요한 자원과 기반시설을 단지 계획 안에서 연결했습니다.
단지 내부의 차량 이동을 줄이고 보행 중심으로 구성해 사람들이 길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고 머물며 교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도 전통 마을에서 길이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주민들의 일상과 관계가 형성되는 장소였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전체 단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작은 마을 단위인 ‘팔레(Palle)’로 나누고 농장과 녹지 통로를 연결했습니다. 각 거리에는 전통적인 중정형 주택 ‘페타 일루(Petha illu)’처럼 중앙에 공동 공간을 두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의 놀이와 랑골리(Rangoli), 바투카마(Bathukamma), 보날루(Bonalu) 같은 지역 축제 등 일상적인 공동체 활동이 거리와 공공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보행로와 공동 공간을 생활 동선 안에 배치해 이동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겹치도록 한 공간 구성입니다.
60에이커 규모의 단지에는 5개 주차 구역 상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총 650kW 규모의 중앙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182채의 빌라에 전력을 공급합니다. 자연채광 분석을 통해 인공조명 사용을 줄이고, 차양과 깊은 처마, 조경, 바람길 분석, 굴뚝효과를 활용한 자연환기를 적용해 실내의 열환경을 개선했습니다. 건물의 배치와 형태, 외부 공간을 기후 조건과 함께 계획해 에너지 사용을 줄였습니다.
물 관리도 단지 계획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1,250만 리터 규모의 빗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확보하는 ‘워터 포지티브(Water-positive)’를 구현했습니다. 유기농 농업과 2만 그루의 토종 나무, 식물을 이용한 울타리, 지역에서 구한 건축 자재, 바이오가스, 지렁이 퇴비화 등을 함께 적용해 환경 부담을 줄이고 식량과 에너지의 자립도를 높였습니다.
마스터플랜은 지상의 물길뿐 아니라 지하수의 흐름까지 고려해 계획했습니다. 개발로 인해 지하 대수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기존 배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습니다. 부지는 생물다양성을 위한 생태 구역과 농업을 위한 경작 구역, 주거와 생활을 위한 거리 클러스터로 구성했습니다. 세 영역을 각각 분리하지 않고 서로 이어지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계획해 주거 공간에서 농경지와 생태 공간, 공동시설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변 수공간은 야외 활동과 주민 모임이 이루어지는 공간의 쾌적성을 높이는 데 활용됩니다. 주거·농업·생태 구역을 토지 이용에 따라 단순히 구획하기보다 사람과 물, 생태의 흐름을 고려해 연결한 것이 마스터플랜의 핵심입니다.
조성 후 5년 동안 황폐했던 부지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으로 변화했습니다. 현재 495종의 식물과 182종의 동물이 확인됐으며, 전체 생물종 가운데 52%가 토종종입니다. 유기농 농업과 토종 식물 재배, 폐기물 관리 등을 통해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있으며, 초기 1.5~2% 수준이었던 종 다양성 지표도 향후 조사를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단지 안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살아가고 교류하는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인근 마을 주민 120명을 고용해 500명 이상의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 혜택이 이어지도록 했으며 건강 클리닉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거 개발이 주변 지역의 일자리와 생활 지원으로 연결되도록 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개인이 농촌 주택과 농장을 각각 소유하고 관리하는 방식 대신, 농업과 기반시설, 공동 공간을 함께 운영하는 공동체형 농촌 생활을 제안합니다. 주민들은 공동 시스템 안에서 자연과 농업, 식량 생산에 참여하고 이웃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농촌 생활의 관리 부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공간뿐 아니라 농업과 자원 관리, 공동시설의 운영 방식을 함께 구성해 주거 환경과 공동체 생활을 연결했습니다.
네트제로(Net-zero)를 목표로 에너지와 물, 식량, 폐기물 관리 등 환경적 요소를 일상의 생활 방식과 연결했으며, 현재 단지의 운영은 주민들에게 이관되었습니다. 전통 마을의 공간 구조와 공동체 생활 방식에 현대적인 환경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주거와 농업, 생태계가 함께 지속될 수 있는 저환경부하 공동체 모델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방식은 각 지역의 기후와 문화, 생활 방식에 맞춰 조정해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